병원뉴스

눈건강, 함부로 핏대 올리지 맙시다

2016-08-25

눈을 맑고 깨끗하게





겨우내 잠만 자던 개구리가 따사로운 봄기운에 놀라 대지 를 박차고 뛰어오른 지도 열흘이 넘었습니다.

국내외적으 로 워낙 어려운 경제상황 탓에 춘래불사춘이 절로 읊조려지지만,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찾아온 만큼 다시금 새롭게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뭔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코자 할 때는 뭐가 제일 좋을까요?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가 있겠지만, 역시 이제껏 쌓인 마음의 때를 말끔하게 벗겨내듯 주변을 깔끔히 청소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맘때면 직장에서 건 가정에서건 모두 새봄맞이 대청소로 분주하기 십상인데, 그 이유는 은연중 이런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일겁니다.

물론 청소를 하면서 가장 깨끗하게 닦아야 할 곳은 바로 유리창입니다. 내부가 아무리 가지런히 잘 정돈되었 을지라도 밖의 유리창이 지저분하다면 청결한 이미지를 주 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유리창에 비유 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두말할 나위 없이 눈입니다.

왜 “눈은 마음의 창이고 호수이며 거울이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바야흐로 대청소 시즌을 맞이한 만큼, 마음의 창을 맑 고 깨끗하게 간직하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




시각은 인간이 오감을 통해 외부에서 수집하는 정 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시·청·후·미·촉의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외부 정 보를 받아들이지만, 으뜸은 단연코 시각이라는 말이지요.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는 우리나라 속담도 면 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Seeing is believing)”라는 서양 금언도 여전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젊은 연인들 또한 발렌타인 데이·화이트 데이라는 국적 불명의 기념일에 현혹되어 기어코 초콜릿·사탕을 주고 받는 것은, 모두 대뇌가 어떤 판단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하 게 작용하는 근거가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현대사회는 모든 면에서 시각적 효 과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2D도 성에 차지 않는다며 3D까지 원하고 구현하는 세상이지 않습니 까? 물론 문명의 이기가 늘어나서 삶이 풍족해지는 것은 언제나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문제는 우리들 눈의 건강에는 그만큼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지요.






매일 혹사 당하는 눈






잠깐 우리들 일상생활을 한 번 돌이켜봅시다.

출근길 전철 이나 버스 안에서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인공 빛 찬란한 밀폐된 사무실 안에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늘 응시하며, 퇴근 후 집안에서는 TV에 눈을 떼지 못하는 게 아주 일반적인 모습 아닙니까?

간혹 동료들과 어울려 술 한 잔 걸치고 노래방에라도 가게 되면, 또 번쩍번쩍 빛나는 사이키 조명 아래에서 화면 아래를 타고 흐르는 노래가사 에 눈길을 줘야 하지 않나요?

하루하루가 이런 생활의 반 복이다 보니 얼마나 눈이 혹사당하겠어요? 당연히 “눈이 쉬 피로하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따갑고 아프다”, “눈 알이 빠져 나올 것 같다”고 호소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고통이 자신만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한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키포인트 는 다름 아닌 눈일진대, 걸핏하면 눈에 벌건 핏발이 서고, 눈꼽이 덕지덕지 끼며, 그도 모자라 불룩 다래끼까지 돋는 다면 대인관계가 영 힘들지 않겠어요?







시력은 오장육부의 총화






한의학에서는 “인체 오장육부의 정기가 위로 올라가 모두 눈으로 모인다”고 했습니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은 상호 유기적으로긴밀하게 협조하며 생명활동을 영위해 나가는 바, 눈의 보 는 기능, 즉 시력 또한 오장육부의 총화에 의해 이루 어진다는 말이지요.

인체는 이렇듯 모든 부분들이 서로 정 보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살아 숨 쉬는 유기체인 까닭에, 우리는 눈에서 근대 이후 지구 최대의 축제라 일컫는 올림 픽제전까지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때 지구의 다섯 대륙을 상징하는 오륜기를 보듯, 눈에서 몸통 속 오장과 연 관된 ‘오륜’을 관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흰자위는 폐에 속하고, 폐는 우 리 몸의 ‘기운’을 주관하니, 이 기운의 고갱이가 기운의 바퀴인 ‘기륜’입니다.

둘째, 검은자위는 간에 속하고, 간은 우리 몸의 ‘힘 줄’을 주관하니, 이 힘줄의 고갱이가 풍의 바퀴인 ‘풍륜’입니다.

셋째, 위 아래의 눈꺼풀은 비에 속하고, 비는 우리 몸의 ‘살’ 을 주관하니, 이 살의 고갱이가 ‘기육’의 바퀴인 ‘육륜’입니다.

넷째, 눈구석과 눈꼬리는 심에 속하고, 심은 우리 몸의 ‘피’를 주관하니, 이 피의 고갱이가 피의 바퀴인 ‘혈륜’입니다.

마지막으 로 눈동자는 신에 속하고, 신은 우리 몸의 ‘뼈’를 주 관하니, 이 뼈의 고갱이가 물의 바퀴인 ‘수륜’입니다.

이렇게 다섯 가지 바퀴 가 하나로 합쳐지고, 각각의 바퀴와 연관된 몸 속 오장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까닭에, 우리는 ‘눈’이라는 모양새를 만들 수 있고, 또 그 눈을 통해 세상만사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눈에 좋은 결명자






물론 눈을 주도적으로 관장하는 장부는 오장 중에서 간입니다.

얼굴에 드러난 오관 눈·혀·입· 코·귀는 몸통 속에 감추어진 오장 간· 심·비·폐·신 각각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간주하는데, “눈은 간에 배속된다”고 했거 든요.

그래서 “간이 허약하면 눈이 침침하여 잘 보이지 않 고 눈앞에 꽃이 어른거리며”, “열이 있으면 눈이 붉어지고 붓는다”고 설명합니다. 민간에서 소나 양의 간을 먹으면 눈이 좋아진 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과거 생선의 간에서 추출한 ‘간유구’란 이름의 영양제가 유행했던 것도, 사실은 “눈은 간에 배속된다”는 한의학 이론을 응용했던 것이죠.

또 눈을 밝 게 하는 데는 ‘결명자’ 차가 좋다고 해서 보리차 대 신 음용하는 가정이 많은데, 결명자는 간의 열을 식히는 효 과가 뛰어나서 ‘밝음을 결정하는 씨앗’ 이란 이름까지 지니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한의학에서는 ‘안무화불병’, ‘안병무한’이라 해서 눈과 관련된 모든 병증은 열과 화에 의해서 일어난 다고 이야기합니다.

부아가 치밀었을 때 눈에 핏발이 서는 것이나, 환기가 되지 않는 곳에서 열기를 쏘일 때 눈이 더 따갑고 아픈 경험이 있으신 분은 한결 이해가 쉽겠지요.






다래끼는 은백혈에 침 한방으로 해결






한편 눈꺼풀의 종기로 비유되는 다래끼, 곧 서양의 학에서 일컫는 맥립종(hordeolum)은 기름지고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비장에 열이 쌓였기 때문이므로, 다래끼는 비장 경락이 시작되는 엄지발가 락 안쪽의 은백이란 혈에 침 한 방 놓음으로 써 간단히 해소할 수 있습니다.







맑은 눈 만들기








그럼 맑고 깨끗한 눈망울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 게 해야 할까요?

눈은 체내 정기의 소산이고, 오장 중에서 는 간이 눈의 건강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며, 눈병은 화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다시금 떠올려 보십시오.

체 내의 정기를 함부로 소모하지 않게끔 과로를 피하고, 장부에 열이 쌓이지 않도록 담백한 음식물을 섭취하며, 함부로 핏대 올리지 않고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분명한 답이 나오잖습니까?







눈의 피로를 풀려면








또 양생서에서 “양목력자 상명” 이라 했으니, 이왕이면 눈을 자주 감는 버릇을 들이세요.

사무실에서 컴퓨터 화면 등의 한 곳만을 주시하면 수정체 를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이 경직되어 눈이 쉬 피로해지는 데, 이럴 때는 틈틈이 눈을 감아 시선의 원근을 조절해 주 는 것이 눈의 피로를 푸는 한 방법이니까요.

물론 두 눈 모 두 지그시 감아야 합니다. 혹 잠들까 염려스러워 한쪽 눈만 깜박였다가는 실없이 윙크나 한다며 오해를 살 수도 있으 니까….




경희대한방병원 안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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